“알아야 면장을 하지?”
“알아야 면장을 하지?”
  • 충청교육신문
  • 승인 2016.07.3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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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교수의 힐링 인문학]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는 본래의 의미를 모르는 채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중 하나가‘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 말의 뜻은 이장(里長)이나 면장(面長)을 하려해도 뭘 알아야 하지? 즉 ‘어떤 일을 하더라도 알아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의 유래를 송백헌 충남대국문학과 명예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일제강점기시대 마을에서 돈 꽤나 있고 지역 유지쯤 되는 사람들에게는 마을의 최고 기관장인 면장(面長)자리가 선망의 자리가 되었다. 그렇지만 무식한 사람이 앉게 되면 그 면의 행정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알아야 면장을 해먹지’ 라는 용어가 생겨난 것이라 하였다.
▴ 면장(面長)은 면장(面牆), 면장(免牆)에서 유래 되었음이라 유추(類推)해 볼 수 있다. 논어 양화(良貨)편에 공자가 아들인 ‘리’(鯉) 를 훈계하는 내용이 나온다. “너는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을 공부하였느냐? 사람이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지 않으면 담벼락을 마주보고 서 있는 것과 같으니라!” 하며 아들을 훈계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내용 중에 ‘담벼락을 마주보고 서있다.’ (其猶正牆面而立也與)라는 대목이 있는데 그 대목 중에 ‘담벼락을 마주보다.’ 라는 뜻의 장면(牆面)이라는 글자가 있다.
장면(牆面)을 문법적으로 보면 ‘담벼락(牆)을 보다(面)’ 로서 동사와 목적어가 도치(倒置)되어있다.

그런데 이것을 동사와 목적어 순으로 하면 ‘보다(面) 담벼락(牆)을’ 이 된다.
그래서 면장(面牆)이 된다. 그러므로 음이 같은 면장(面牆)에서 알아야 면장(面長)을 하지라는 말이 유래되었음을 유추(類推)해 볼 수 있다.
장면(牆面)이나 면장(面牆)의 뜻은 모두 ‘담벼락을 마주본다.’ 는 뜻으로서 식견(識見)이 없고 무식하여 마치 담벼락을 쳐다보고 서있는 것처럼 만사에 답답함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뜻이 되겠다.

또한 무식함(面牆)을 면(免)하라는 뜻의 면면장(免面牆)에서 면장(免牆)이 된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다.
무식함을 면(免)해야 담벼락을 마주 보고 서 있는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한 면장(面長)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처럼 음이 같은 면장(面長), 면장(面牆), 면장(免牆)의 글자 뜻은 각기 다르지만 이 세상을 살려면 배워서 알아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음이다.

면장(面牆)이라는 말은 명심보감 근학편에도 나온다. 살펴보면, 중국 북송의 8대 황제인 휘경황제의 말 중에 “젊어서 배우지 않으면 훗날 담벼락을 마주대한 것처럼 답답하여 후회하지만 나이가 이미 늙었으니 무슨 소용이 있으랴(他日 面牆에 悔之已老로다) 에서 면장(面牆)이라는 말이 나옴을 알 수 있다.

▴ 면장 모가지라는 말이 있다.
면장 모가지란 닭고기 부위 중에 닭의 꼬리 쪽에 뾰족하게 기름이 뭉쳐진 부위를 말한다.
기름진 음식을 먹을 기회가 별로 많지 않았던 옛날사람들은 닭고기의 기름진 그 부위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 부위가 면장모가지라고 붙여진 재미있는 이야기 있다.
강원도지역 어느 고을에서 군수와 면장이 함께 회식을 하게 되었다.

그 회식 상에는 맛있는 여러 음식과 함께 닭고기도 올라 왔다.
그런데 면장이 눈치도 없이 닭고기의 그 기름진 부위를 잽싸게 집어 먹어 버린 것이다.
아까워서 맨 나중에 먹으려고 했던 군수는 그만 화가 치밀어 자기 앞에서 감히 젓가락을 들이민 면장이 괘씸하다고 파면시킨 것이다.
그래서 그 기름진 부위를 먹다가 면장의 모가지가 달아났다고 하여서 닭의 기름진 꼬리 쪽 부위를 ‘면장모가지’ 라 부르게 된 것이라 한다.

▴ 인생사 중에는 배움(學)이 우선이다. 인생은 평생 배우는 것(學)이요.
평생 일하는 것(業)이요. 평생 사랑(봉사)하는 것(愛)_이라 했다.
그 중에서 배움이 으뜸이라 하겠다.
배워서 알아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고, 또한 배워서 알아야 사랑(봉사)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배워서 알지 못하면 일(業), 사랑(愛)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 만사 중에 배워서 아는 것이 그 우선이라 하겠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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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토요반)
B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4시 ~ 17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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