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을
- 이문희 -
온종일
하늘 운동장에서 뛰어 놀다가
옷이 더럽혀진 아기 구름에게
해님이
예쁜 옷 한 벌 입혀주었다.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아이로
* 우리는 자녀들을 너무 규범적인 아이로,
순종형 아이로 양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옷이 더럽혀진다고 흙 놀이를 금지시킨다든지,
학교 오가는 길을 정해주고
꼭 그 길로만 다니게 한다든지 하는 순종형 아이,
틀에 박힌 생활을 강요하는 등
규범적인 아이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일반적인 규범을 정해놓고
아이를 그 규범에 맞추게 하는 교육의 결과,
제 소리를 내지 못하고
남을 따라서 웃는 딱한 모습의 아이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걱정이 됩니다.
‘온종일/ 하늘 운동장에서 뛰어 놀다가/
옷이 더럽혀진 아기 구름에게/
해님이/ 예쁜 옷 한 벌 입혀주었다.’
5행의 짧은 동시지만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면도 있습니다.
옷을 더럽혔다고 꾸짖거나 혼내지 않고,
오히려 예쁜 옷을 한 벌 입혀주는 해님,
바로 그 옷이 노을이란 예쁜 옷입니다.(*)
昭也 이문희
*『아동문예』 문학상 당선(1994)
*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1997)
*『시문학』우수작품상(2004)
* 대산창작기금 수혜자(2005)
* 한국아동문학 작가상(2009)
* 대전문인협회 이사역임
* 대전아동문학회 회장역임
* 동시집《눈 오는 날》《해님이 보는 그림책》
《심심하지 않을 거야》
- 사진가 그르니에 함영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