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의 도리
말(言)의 도리
  • 충청교육신문
  • 승인 2016.08.0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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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교수의 힐링 인문학]

우리가 사용하는 말(言), 나를 살리는 묘약이 되기도 하지만 나를 파멸시키는 독약이 되기도 한다.
고려시대 적장인 거란의 소손녕을 굴복시킨 서희장군의 적장을 꼼짝 못하게 한 웅변은 나라를 구한 묘약이 되었다면 요즈음 많은 정치인들의 막말은 자신을 한방에 훅가게 한 독약이 된 것이다.

그래서‘물고기의 입에는 낚시가 걸리고 사람의 입에는 재앙이 걸린다.’하였다.
그러므로 물고기의 입은 항상 낚시를 조심해야 하고 사람의 입은 말을 조심해야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입은 재앙의 문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
중국 당나라가 망하고 송나라가 들어서기 전, 혼란했던 5대(五代)시절에 무려 열한명의 왕을 섬기며 이름을 날렸던‘풍도’라는 명재상이 있었다.
그는 어지러운 시절을 살면서 누구보다 말(言)의 위력을 잘 알았기에 말(言)에 대한 경계(警戒)를 평생 생활신조로 삼았다.

그리고 그는 詩(시)로서 세상에 남겼다.
‘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요.(口是禍之門)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니라.(舌是斬身刀) 입은 닫고 혀를 깊이 감추어두면(閉口深藏舌)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安身處處宇)’
요즈음 막말하는 우리 정치인들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글이라 하겠다.

▴‘입(口)지키기를 병(甁)과 같이하라.’
입과 병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병은 마개를 꼭 닫아서 병의 물이 쏟아지지 않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입도 꼭 막아 비밀의 말, 나쁜 말이 새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부간에 있어 각자의 첫 사랑에 대한 말은 입마개를 꼭 닫아두어서 영원히 비밀로 하여야 한다.
물론 다른 사람에 대한 비밀얘기도 마찬가지다.
또한 평소에는 병마개를 닫아 두었다가 필요 할 때만 열듯이 사람의 입도 필요할 때만 열어야 실수도 적어지는 것이다.

병은 몸보다 입구를 좁게 하여 병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지 않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가슴보다 입이 작은 것은 가슴에 담긴 말을 다 쏟아내지 않도록 하라는 뜻이다.
心中에 깊은 말은 쏟아내지 말고 가슴에 담아 두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겉창고와 안창고가 있어 겉 창고는 남에게 보여주어도 되나 안 창고는 곡간과 같아 함부로 보여주지 않는 것이 처세의 지혜라 할 수 있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병에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한 번 입에서 나온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을 할 때는 삼사일언(三思一言)하여 신중하게 해서 후회되는 말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수구여병(守口如甁) 즉 입(口) 지키기를 병과 같이하라는 것이다.

▴‘사람도 잃지 말고, 말도 잃지 말아야 한다.’
공자께서는‘함께 말할만한 사람인데도 그 사람의 진심을 알아보지 못해 그 사람과 말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잃는 것이요(失人), 함께 말을 나눌만한 사람이 아닌데도 그 사람과 말을 나눈다면 말을 잃을 것이니라.(失言)
즉 헛소리만 한 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智者)이라면 사람도 잃지 않고 말도 잃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니라.’하였다.
주역에도 이런 말이 있다.
‘주머니를 매면 허물도 없지만 명예도 없다.(括囊이면 无咎나 无譽니라)’하였다.
여기에서 주머니는 돈 주머니도 될 수 있고 입주머니도 될 수 있겠다.

부자가 자기의 돈주머니를 꼭 매어 놓는 것 즉 인색한 것은 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명예로움도 아닌 것이다.
또한 입주머니를 꼭 매어 놓는 것.
즉 침묵하는 것은 허물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혜로움도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돈주머니도 적당히 풀어서 베풀 줄 알아야 명예로움이고 입주머니(言)도 때와 장소, 사람에 맞게 풀 줄 알아야 지혜로움인 것이다.
누구와 말하고자 할 때는‘내 말을 진심으로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인가?’
그리고‘상대와 소통할 수 있는 말인가?’를 헤아려 본 다음에 말을 해야 실인(失人 ), 실언(失言)을 하지 않을 것이다.

▴‘1, 2, 3 대화법을 권함이다.’
1분 동안은 내가 이야기 하고 2분 동안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3번 끄덕이면서 상대의 말에 공감을 표하는 소통 대화법을 권함이다.

▴그렇다. 언제나 진실 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 있는 말을 말하게 하소서!(이해인)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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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토요반)
B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인문학교육연구소
(매주 월, 수 14시 ~ 17시)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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