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이문희-
소로록소로록
길게 목 늘이고
노래하는 풀꽃들아.
돌돌돌돌
조약돌 굴리며
놀고 있는 송사리들아.
바스락바스락
가랑잎 밟으며
산길을 오르내리는 바람아.
옆에 있어주지도 못했는데
그렇게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시감상*
관심을 가지고 옆에 있어주어야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줍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자연에게 특별히 도와주고, 잘 해준 것도 없는데
자연은 우리 인간을 여러모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소로록소로록/ 길게 목 늘이고/ 노래하는 풀꽃들’은
자신을 보아달라는 듯 작지만 예쁜 꽃을 피워서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돌돌돌돌/ 조약돌 건드리며/ 놀고 있는 송사리들’은
시냇물 속에서 날렵한 몸놀림으로
우리를 또한 즐겁게 합니다.
‘바스락바스락/ 가랑잎 밟으며/ 산길을 오르내리던 바람’도
우리의 마음을 한결 싱그럽게 만들어
즐거움을 가져다줍니다.
이런 자연들에게 우리는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습니다.
때로는 이런 자연들을 훼손하기도 했고,
고통과 어려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 고마움을 알고,
관심을 가지고 옆에 있어주어야겠습니다.
그동안 옆에 있어주지도 못했는데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昭也 이문희
*『아동문예』 문학상 당선(1994)
*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1997)
*『시문학』우수작품상(2004)
* 대산창작기금 수혜자(2005)
* 한국아동문학 작가상(2009)
* 대전문인협회 이사역임
* 대전아동문학회 회장역임
* 동시집《눈 오는 날》《해님이 보는 그림책》
《심심하지 않을 거야》
사진가 -daily life 박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