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몽(童蒙)의 공부
동몽(童蒙)의 공부
  • 충청교육신문
  • 승인 2016.09.0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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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교수의 힐링 인문학]

국가의 장래는 교육에 달려 있고, 인생의 미래는 배움(學)에 달려 있다.
주역의 4번째 괘(卦)인 산수몽괘(山水蒙卦)가 교육에 관한 괘이다.
괘의 뜻인 몽(蒙)은 나무가 덩굴에 덮여 보이지 않는 것으로서‘어둡다.’라는 뜻으로 풀이 된다.

덩굴이 덮힌 나무의 덩굴을 걷어내면 나무가 나타난다.
사람도 어리석음을 걷어내면 밝은 본성과 지혜가 나타난다.
그러므로 사람은 끊임없는 배움을 통해 어리석음을 걷어내어 바르고 지혜롭게 살도록 해야 하고, 국가는 교육을 통해 국민의 무지(無知)를 걷어내어 바르고 지혜롭게 살도록 해야 한다.
주역 학자인‘서대원’선생은‘산수몽괘’를 교육의 뜻으로 풀이하고 배움과 공부의 종류를 4가지로 분류하였다.

▴ 동몽(童蒙)이다.
어린 자식이‘아빠 비는 왜 오는 거야?’라고 물었을 때 그 아이는 아빠에게 과자를 얻어먹기 위해 물은 것이 아니다.
오직 궁금해서 알려고 하는 마음에서 물은 것이다.
동몽은 이와 같이 알고자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공부로서 진리와 도를 찾기 위한 순수한 공부요 참 공부라 하겠다.

▴ 발몽(發蒙)이다.
아이가 자라서 대학생이 되면‘교수님 고시를 잘 보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하고 질문하게 된다.
발몽은 이처럼 어떤 목적을 위해 하는 공부, 다시 말해 현실적 삶을 위한 공부, 출세나 명리(名利)를 위한 공부를 말한다.

▴ 포몽(包蒙)이다.
포몽은 인간관계 공부이며 처세의 공부라 할 수 있다.
즉 인화(仁和)로서 상대를 포용하고 처세하는 공부이다.
군의신충(君義臣忠), 부자자효(父慈子孝), 부화부순(夫和婦順), 형우제공(兄友弟恭), 붕우보인(朋友補仁)의 덕목에서 포몽을 공부하여 포용하고 처세하는 사회인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격몽(擊蒙)이다.
격몽은 무지한 어린아이를 계몽한다는 뜻이다.
무지한 어린아이를 일깨우듯이 무지한 백성을 계몽하는 교육이 격몽이라 하겠다.
주역에서는‘나라가 가르치지 않으면 백성은 도적이 되기 쉽다.’라 하여 백성이 도적이 되는 것을 막는 교육이‘격몽’이라 하였다.

여기에서‘도적’은 악한 사람에 비유함이다.
즉 격몽은 백성이 악한사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인 것이다.
격몽의 현대적 의미는 국민소양교육 즉 사회를 유지하고 국가를 지속시키기 위한 질서교육, 준법정신교육, 공동체의식교육, 국가관교육 등과 같은 국민소양 교육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국민소양교육인 격몽은 어린아이 때 시켜야 한다.
어릴 때부터 받은 국민소양교육은 평생의 의식과 습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유치원에서는 두 아이를 마주보고 걷게 하여 서로 부딪치면‘죄송합니다.’사과하는 예의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이런 습관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배도록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단어 가르치는 것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
그러니 국력은 선진국 수준에 이른다고 하지만 국민의식은 아직도 후진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을 수밖에 없음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유치원, 초등학교 교육에는 질서, 준법생활, 예절교육과 같은 국민소양교육에 대한 가치를 한층 더 높여야 할 것이다.

▴ 동몽은 후반기 인생의 공부이며 참 공부이다.
가정과 자식, 일에 전념해야 하는 전반기 삶에서는 출세를 위한 발몽의 공부가 필요하다.
그러나 삶의 갈무리를 준비해야 하는 후반기 인생에서는 자기수양이나 진리와 도를 찾는 동몽의 공부가 알맞다 하겠다.
그리하여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달아 삶이 아름답게 갈무리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역에서 발몽은 용탈질곡(用脫桎梏)을 위한 공부 즉 개인의 질곡에서 벗어나는데 필요한 공부로서 천한신분, 가난에서 벗어나는데 필요한 공부라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공부는 현실적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인생의 본질적 행복을 찾는 데는 한계가 있는 공부라 했다.
그래서 인생의 참 참의미와 참 행복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동몽의 공부가 꼭 필요하다 하겠다.

▴ 그렇다.
각박한 현실의 삶속에서도 틈새시간을 활용하여 文, 史, 哲(문, 사, 철)과 같은 동몽의 공부로서 인생의 참 의미와 행복을 찾아봄이 어떨까 한다.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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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A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토요반)
B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인문학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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