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곳
-이문희-
신발에 묻혀 온 흙
마당에 버리고
옷에 붙어 온 풀잎들
쓰레기통에 버리고
마음에 묻혀 온 욕심
어디에다 버릴까?
맞다!
내 일기장.
시감상
욕심은 일기장에 버리기
신발에 묻혀 온 흙은 어디에다 버려야 할까요?
방에다 버려도 안 되고,
교실 바닥에 버려도 안 됩니다.
마당이나 다른 버리기 적당한 장소에
버려야 합니다.
산이나 들에 나갔다가 옷에 붙어 온 풀잎들은
어디에다 버려야 할까요?
풀잎들은 쓰레기통이나 버리기 적당한 장소에
버려야 합니다.
이와 같이 모든 것들은
버려야 할 알맞은 장소가 있습니다.
버려야 할 곳에 버리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습니다.
쓰레기나 폐기물을 함부로
아무 곳에나 버리는 일,
폐유를 바닷물에 몰래 흘러가게 하는 일 등은
결국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훼손시키는 일이며
인류에게 커다란 해를 끼치는 일입니다.
그러면 ‘마음에 묻혀 온 욕심은/ 어디에다 버릴까?’
‘욕심’은 마땅히 버릴 곳이
얼른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쓰레기통도 아니고, 마당도 아닙니다.
어디에다 버려야 할까요?
바로 ‘내 일기장’에 버려야 합니다.
욕심을 부린 날은 일기를 쓸 때,
일기장에 욕심을 부린 나의 잘못을 솔직하게 쓰고,
앞으로는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여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욕심을 내 일기장에 버리는 일입니다.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깨끗해집니다.
昭也 이문희
*『아동문예』 문학상 당선(1994)
*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1997)
*『시문학』우수작품상(2004)
* 대산창작기금 수혜자(2005)
* 한국아동문학 작가상(2009)
* 대전문인협회 이사역임
* 대전아동문학회 회장역임
* 동시집《눈 오는 날》《해님이 보는 그림책》
《심심하지 않을 거야》
사진 -그르니에 함영국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