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라. 그러면 살리라!
죽으라. 그러면 살리라!
  • 이희제
  • 승인 2016.12.27 0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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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요가명상 -양희연 박사-

 

죽으라. 그러면 살리라!

 

오색 영롱한 깃털을 가지고 아름답게 노래하는 새를 너무 사랑한 임금님이 그 새를 황금 새장에서 기르며 원하는 소원을 다 들어주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소원은 들어주지 않았는데 그것은 바로 새장밖에 나가게 해달라는 소원이였다. 결국 체념한 그 새는 가족이 걱정되어 자신이 황금 새장에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숲에 있는 가족에게 전해달라고 청해 그 소식이 새의 가족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새장에 갇혀있다는 소식에 새의 가족이 절망해 죽어버리고 가족의 죽음 소식을 전해들은 새도 몸을 부르르 떨면서 죽어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본 임금님은 더 이상 쓸모없어진 죽은 새를 새장 밖으로 던졌다. 그런데 그 순간, 죽은 줄 알았던 그 새는 날개를 활짝 펴며 날아갔다고 한다.

널리 알려진 이 이야기는 ‘얻으려면 버리라’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해석이 새의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싶다. 첫 번째, 새는 새장을 나오기 위해 죽은 척을 한 것이 아니며 두 번째, 새장을 나올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한 행동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그 순간 그 새는 정말로 죽었으며, 그 마지막에서 새의 생명력이 스스로를 살게 한 것이다.

이야기 속의 새 뿐 아니라 다른 많은 동물들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치타에게 쫒기던 영양이 붙잡히는 순간 꼬그라진다. 치타는 온몸이 오그라들고 굳어버리는 영양의 냄새를 한동안 맡다가 영양을 두고 사라진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영양은 서서히 움직이더니 한동안 몸을 부르르 떨고는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 듯 무리 속에 합류해 들어간다. 야생동물의 모습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에서 심심치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동물들은 저렇게 하는가보다라고 여겼던 필자는 트라우마 치료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찾던 중에 동물들은 그 순간 실제로 죽음을 경험하고, 이후 몸을 터는 진동과 떨림을 통해 이를 방출시키고 이전의 삶을 이어나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이 같은 충격적인 사건 이후에도 동물들에게 충격이 남아있지 않는 이유는 동물들이 생각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충분히 경험하고 이후에 몸을 털어냄으로써 하나의 경험을 완결시키기 때문에 충격이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우리 인간은 어떤가. 동물의 영장류인 인간은 판단하고 분석하는 이성의 뇌가 발달해서 과학과 문명을 발전시키고 스스로를 보호하며 세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충격적인 경험 후에도 이를 생각으로 정리하고 괜찮거나 그럴 수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해버리고 그 경험으로 인한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 감각과 접촉하지 않고 넘어가버리곤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사건이 계속 떠오르고 그 사건과 유사한 상황이 일어날 때 뭔가 힘든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머리가 하얘지며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던가 숨을 쉴 수 없게 된다던가 하는 경험들이 그것이다. 흔히 트라우마에 압도된다는 것이 그와 같은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 인간이 좋지 않은 사건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로 하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에 대한 해답을 앞서 살펴보았던 동물의 모습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먼저 주어진 경험을 충분히 한다. 비난이나 무시, 부당함과 같은 불쾌한 경험이 있다면 지금 그 상황을 충분히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 상황으로 인해 나의 마음이 언짢구나, 내 마음이 우울하구나, 불안하구나, 애처롭구나, 억울하구나 등과 같이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충분히 경험해보자. 그리고 그것에 대해 감정으로만 다가가지 않고 신체 감각을 알아차려본다. 가슴의 떨림, 손에 힘이 빠짐, 다리가 후들거림, 눈이 뻑뻑함, 턱이 아픔 등과 같은 감정에 따른 신체감각을 알아차린다. 그 감각을 만나면서 잠시 머물러본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말을 건넨다. ‘00야, 지금 너는 억울(슬퍼, 불안, 우울...)해하고 있구나.’ 그 감각과 감정에 잠시 머무르며 그 경험을 하는 자신을 느껴본다. 이것이 바로 죽는 과정이다. 잠시 머무른 후, 좋은 기억을 떠올려본다. 그것이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신만의 자원을 떠올리는 것으로, 뭔가 특별하거나 큰 것이 아니여도 좋다. 슬며시 미소지을 수 있는 경험이나 자신에게 힘을 주는 사람, 반려견이나 좋아하는 식물, 좋아하는 음식 또는 피난처와도 같은 장소 등 무엇이라도 좋다. 그 자원을 떠올리면서 일어나는 몸의 감각 변화를 알아차리고, 그 감각에 집중한다. 가슴의 열림, 배의 따뜻함, 다리에 힘 들어감, 눈이 환해짐 등과 같은 긍정적 감각을 충분히 느낀다. 그런 다음 다시 불쾌한 경험과 다시 만나본다. 작더라도 분명 뭔가 달라지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 변화를 알아차린다.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는 것으로 자신을 집어삼킬 것 같은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불쾌한 경험을 알아차리고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동물로 치면 죽는 과정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살아있는 모든 것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가장 깊은 본능, 무의식 영역이다. 축복이자 재앙인 불멸의 삶을 끝내고자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도깨비 신부를 만나게 된 도깨비가 이제야 비로서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는 드라마 ‘도깨비’처럼, 도깨비도 그럴진데 하물며 인간은 어떻겠는가? 하지만 죽음과도 같은 온전한 경험을 해야지만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죽어야 다시 살 수 있다. 온전히 경험해야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누에고치를 지나야 나비가 되는 애벌레처럼, 독수리가 낡은 부리와 날개털을 뽑아내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다 누리는 것처럼.

경험하라! 누리라! 충분히! 그런 다음 벗어나라!!!

 

< 양희연 박사  >

              

상담학 석사, 심신통합치유학(요가치료학 전공) 박사            

힐링센터 아그니 원장

 

아그니요가연구소장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초빙강사

충남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요가지도사)

사)한국요가연합회 해외이사,
사)한국요가학회 이사,
사)한국명상학회 대전충남지회 총무이사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연수원
경기도 인재개발원, 주)마음의 숲 출강.

카이스트 학생상담센터 명상 프로그램 진행.

 

 

* 힐링센터 아그니 요가명상 프로그램*

 

월- 금 (오전 10시-11 ;10 ) : 요가 프로그램

월 (저녁 7시- 9시) : 요가 호흡 명상

금 (저녁 7시- 9시) : 척추 요가테라피 클래스 (16년 9월 23일-11월 25일, 총10회)

요가지도자격과정 : 16년 9월 - 17년 4월

yogit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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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2016-12-27 15:09:07
고맙습니다~ 온전히 경험하고 누리고 벗어남...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