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감상 -이문희 동시작가-
눈 오는 날
-이문희-
논밭들도
누가 더 넓은가
나누기를 멈추었다.
도로들도
누가 더 긴지
재보기를 그만두었다.
예쁜 색 자랑하던
지붕들도
뽐내기를 그쳤다.
모두가
욕심을 버린
하얗게 눈이 오는 날.
-<97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맨 처음 마음, 하얀 바탕색으로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인 것을 보면
살며시 놓고 간 선물을 보듯이,
하얀 솜이불을 덮어주고 온 듯이
마음이 푸근해지고 평안함을 줍니다.
모두가 욕심을 버려
순백의 눈으로 덮인 순수 동심의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주는 시입니다.
이제 저 눈이 녹아 다시 논밭이 나타나고
도로가 보이고 온갖 지붕색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눈이 덮였을 때 알아차렸던
그 마음을 잃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昭也 이문희
*『아동문예』 문학상 당선(1994)
*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1997)
*『시문학』우수작품상(2004)
* 대산창작기금 수혜자(2005)
* 한국아동문학 작가상(2009)
* 대전문인협회 이사역임
* 대전아동문학회 회장역임
* 동시집《눈 오는 날》《해님이 보는 그림책》
《심심하지 않을 거야》
저작권자 © 충청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