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닭의 해(丁酉年)
붉은 닭의 해(丁酉年)
  • 충청교육신문
  • 승인 2017.01.0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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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교수의 힐링 인문학]

올해는 60갑자의 34번째의 해인 정유년(丁酉年)이다.
오행사상에서 붉은 색을 뜻하는 정(丁)과 닭을 의미하는 유(酉)가 합쳐져 정유년(丁酉年) 즉‘붉은 닭’의 해인 것이다.
닭의 해를 맞이하여 닭의 여러 가지 의미를 살펴보기로 한다.

▴ 닭은 여명의 새, 길조(吉鳥), 귀신을 물리치는 신령한 동물로 여겨졌다.
닭은 울음소리로서 잠든 인간을 깨우치게 한다하여 새벽을 여는 여명(黎明)의 새로서 상서로운 새로 여겼다.
또한 혼례식 때 닭을 청홍보자기로 싸서 혼례상에 올려놓는 것도 닭이 새로 출발하는 가정에 다산(多産)과 상서로운 기운을 가져다준다 여겼기 때문이다.

옛 사람들은 닭에는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치는 영모한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마을에 돌림병이 유행하면 닭의 피를 대문이나 벽에 바르기도 했다.
또한 새해 액운을 쫒고 복을 빌면서 대문이나 벽장에 호랑이, 사자, 개와 함께 닭을 그려 붙였다.
이처럼 닭은 복을 부르는 길조(吉鳥)로서 또한 액운과 귀신을 물리치는 신령한 동물로 여겨왔다.

▴ 닭은 신화 속에도 등장하였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김알지 신화에 보면, 신라 탈해왕 때‘호공’이라는 신하가 있었는데, 어느 날 신라 도읍인 금성의 서쪽 시림의 숲속 나뭇가지에 황금빛 궤짝이 걸려있고 그 밑에서 흰 닭이 울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호공’은 하도 기이하여 이 사실을 왕에게 알렸고 왕은 친히 숲속으로 가서 그 궤짝을 열었다. 그랬더니 그 속에서 사내아이가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왕은 그 아이를 대궐로 데리고 와서 길일을 택하여 태자로 책봉하였다.
금궤에서 나왔다하여 성은 김(金), 이름은 아이라는 뜻의 알지(閼知)라 지었으니 곧 경주 김 씨의 시조가 된 것이다.
이처럼 하얀 닭은 나라를 통치할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던 것이다.

▴ 1597년 정유년에 정유재란, 1897년 정유년에‘대한제국’을 선포하였다.
1차 임진왜란이후 1597년 정유년에 2차로 왜군이 침략하였는데 이를 정유재란이라 한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과 이순신장군의 승전으로 왜란은 7년 만에 끝나게 된다.
그로부터 300년 후인 1897년 정유년 10월 12일에 고종이 원구단을 만들어 이곳에서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고 동시에 조선의 국호를‘대한제국’으로 고쳐 내외에 선포하였다.
이로서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국가임을 내외에 재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1910년 8월 29일 일본의 강압에 의한 한국병탄조약(한일병합조약)으로 대한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게 국권을 완전히 빼앗기게 된 것이다.

▴ 2017년 정유년의 트렌드 키워드는‘치킨 런(chicken run)’이어야 한다.
지난 2016년 우리나라와 국민 모두는 혼돈과 분노의 울타리에 갇혀 산 한해였다.
울타리를 날아올라 비상하는 치킨 런처럼 2017년 닭의 해에는 나라와 국민 모두가 혼돈과 분노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서와 평화 속에 도약의 발판이 되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닭의 5덕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조선후기 유학자이며 문인인‘하달홍’은 축계설(畜鷄說)에서 한시외전의 고사를 인용하여 닭은 다섯 가지 덕목을 품고 있다고 예찬했다.
머리에 붉은 벼슬 관(冠)을 썼으니 문(文)이고, 예리한 발톱으로 용감하게 싸우니 용(勇)이고, 먹이를 보고 꼬옥 꼬옥거려 무리를 불러 모아 먹이니 인(仁)이라 했고, 때를 맞추어 울어서 새벽을 알리니 신(信)이라 했다.

금년 닭의 해에는 닭의 5덕을 본 받아 끊임없이 배우고(文), 체력관리하며(武) 어떤 상황에서도 정도(正道)를 지키는 용기(勇)를 지니고, 남에게 베풀며(仁), 신의(信)를 잃지 않고 사는 한 해가 되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 그렇다. 치킨 런처럼 비상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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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충남 강사는 서예가이며 한학자인 일당(一堂)선생과 정향선생으로 부터 한문과 경서를 수학하였다. 현재 대전시민대학, 서구문화원 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일반인들에게 명심보감과 사서(대학, 논어, 맹자, 중용)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금강일보에 칼럼 "김충남의 古典의 향기"을 연재하고 있다.

※ 대전 KBS 1TV 아침마당 "스타 강사 3인방"에 출연

김충남의 강의 일정

⚫ 대전시민대학 (옛 충남도청)
- (평일반)
  (매주 화요일 14시 ~ 16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인문학교육연구소
- (토요반)
  (매주 토요일 14시 ~ 17시) 논어 + 명심보감 + 주역

⚫ 서구문화원 (매주 금 10시 ~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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