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게에서 - 이문희-
꽃가게에서 - 이문희-
  • 이희제
  • 승인 2017.02.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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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감상 -이문희 동시작가-

꽃가게에서

              - 이문희 -

꽃들이
이름표를 달고
아침 조회를 하고 있어요.

옷차림은 단정한지
바르게 서 있는지
꽃가게 아저씨가 교장 선생님 되어
뒷짐 지고 둘러보고 있어요.

나비 떼가
유리창문 밖에서
조회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고
금가루 바구니를 든 해님은
창틈을 비집고 들어와
얼굴마다 고운 가루 뿌려주고 있어요.

가장 예쁜 모습으로
웃음 짓는 꽃들을 보고
교장 선생님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여 주었어요.

* 시감상- 기다려지는 봄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학교 운동장에서
전교생이 줄을 맞춰서
아침 조회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1학년들만 이름표를 가슴에 달았지요.
교장선생님이 우리 1학년쪽으로 오시더니
뒷짐을 지고 줄 맞춰 서있는 사이로 오셔서
우리들 한 명 한 명 미소를 지으시고 바라보셨습니다.
교장선생님이 인자하신 할아버지로 느껴졌습니다.

꽃가게 안에 있는 꽃들을
1학년 어린이로 생각하고
의인화 시켜 표현하였습니다.


꽃가게 주인은 마치 교장선생님처럼
화분의 꽃들을 둘러봅니다.
마치 꽃들의 조회시간 같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조회시간이 길지요?

‘나비 떼가/ 유리창문 밖에서/
조회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고/
금가루 바구니를 든 해님은/
창틈을 비집고 들어와/
얼굴마다 고운 가루 뿌려주’는

평화롭고 한가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이제 머지않아 따뜻한 봄이 오겠지요.
그 봄이 기다려집니다.(이문희)

昭也 이문희

*『아동문예』 문학상 당선(1994)                              

*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1997)   

*『시문학』우수작품상(2004)                                              

* 대산창작기금 수혜자(2005)                                

* 한국아동문학 작가상(2009)

* 대전문인협회 이사역임

* 대전아동문학회 회장역임

* 동시집《눈 오는 날》《해님이 보는 그림책》

《심심하지 않을 거야》

 

사진 - 옆집아저씨 . 장정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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