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가슴울새
붉은가슴울새
  • 이희제
  • 승인 2017.04.19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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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감상- 강희안. 사진가- 조우상

 

붉은가슴울새

                     -강희안-

 

진달래 꽃잎이 무더기로 무너진 한낮
만리 밖 산허리를 휘감아 돌던 그대는
시나위 물길 따라 구부러져 돌아와 앉고

각시붓꽃 이마 위를 내리쏘던 빛살 무늬
서녘 하늘 붉은 과녁 속을 질러가던 그대는
바람소리 닿기도 전 능선의 시위 떠났으리

 

해설

 

새해 벽두가 되니 문명이라는 빠른 직선의 힘보다는
자연이 간직한 곡선의 느린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떠올려 보게 된다.
기실 시간이라는 것도 마치 강물처럼 출발점에서 원심점을 향해
돌고 도는 순환적 삶의 질서를 표방하고 있지 않은가.
구부러진 것들의 질서가 원을 만들고
그 붉은 과녁의 중심인 태양을 꿈꾸는 이카루스의 몸짓,
그것이 태양계의 일원인 인간이 사는 이치가 아닐는지

겸허하게 자문해 볼 시간이다.

 

강희안                                                                     

배재대 주시경교양대학 교수

강희안(姜熙安) 1990년 《문학사상》
        신인발굴 당선으로 등단.


시집 - [오리의 탁란 출간]

       - 미학 -

       - 지나간 슬픔이 강물이라면,
       - 거미는 몸에 산다
       - 나탈리 망세의 첼로
       - 물고기 강의실 등

논저 - 석정 시의 시간과 공간 
       - 새로운 현대시작법
       - 고독한 욕망의 윤리학
       - 새로운 현대시론 등

공저 - 현대문학의 이해와 감상,
       - 문학의 논리와 실제,
       - 『유쾌한 시학 강의』

편저 - 『한국 시의 전당 헌정시 100선집』 

      - 김영석 시의 깊이 출간

현재 계간 『시와미학』 편집주간 및 배재대 교수

 

사진가 -조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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