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그대 내 슬픈 사랑이여 -도지현-
6월, 그대 내 슬픈 사랑이여 -도지현-
  • 이희제
  • 승인 2017.06.0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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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 박성현 -

6월, 그대 내 슬픈 사랑이여

                       -도지현-

명멸하는 불빛이
푸른 5월을 헤치고
밝고 뚜렷하게 내 가슴에 안겨
슬픈 눈동자로 바라본다

포화 멈춘 자리에선
초연도 사라지고
파리한 영혼만 남아
구천을 떠돌고 있는데

아직도 잘린 허리에선
아물지 않은 상처로
진물이 줄줄 흐르고 있고

흐르는 세월에 점철된
오욕 속에 머문 군상들
오리무중 속을 헤매고 있어

6월, 그대여
피 맺힌 가슴의 응어리
한스런 마음들
부드러운 손길로 풀어주시고

겸양과 용서와 화해로
거듭 태어난 우리가 되게
사랑으로 보듬어 주오.

*시 감상*

가슴 시린 6월이 찾아 왔다.
6.25가 발발한 지 어언 67년이나 흘렀다.
하늘은 그 날을 또렷이 기억하는 듯
오늘따라 눈이 시리게 유난히 파랗다.

6월이 되면 아버지가 더욱 생각난다.
6.25로 졸지에 두 형님을 잃은
그 아픈 기억이 스멀 스멀 기어 나올 때면
어김없이 아버지는 폭음을 하셨다.

술에 취한 아버지를 마을 입구부터
힘겹게 부축해서 오는 일은
언제나 우리 어린 형제들의 몫이었다.
그 땐 아버지가 참 밉고 야속했다.

평생 술로 당신을 학대했던 아버지는
결국 중풍으로 쓰러지셨고
오랜 투병 끝에 5년 전 하늘나라로 가셨다.

아물지 않은 상처와 가슴의 응어리로
평생 진물을 줄줄 흘리고 사셨던
그래서 가족을 많이 힘들게 했던 아버지를
지금까지도 완전히 용서하기란 쉽지 않다.

한반도에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요즘,
시인은 우리 민족에게 간곡히 주문한다.
피를 나눈 남북이 겸양과 용서와 화해로
거듭 태어난 우리가 되게
사랑으로 보듬어 주어야만 한다고.
나도 이제 아버지를 사랑으로 보듬고
지난날을 모두 용서해 드리고 싶다.
아버지, 이제 편히 잠드소서!

 

시감상 -박성현(朴性賢)

시낭송가, 시인

유니베라 청주하영대리점 대표

별하나 시낭송회 회장

멜리노스 부부합창단 단장

시집- <개인시집> 사과빛 행복

       <동인시집> 행복스위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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