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 이육사 -
청포도 - 이육사 -
  • 이희제
  • 승인 2017.07.12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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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 박성현 -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시 감상

어릴 적 우리 집은 포도농사를 지었다.
달콤한 포도를 맘껏 먹을 수 있어 좋았고
원두막에서 노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그러던 어느 해 포도나무가 모두 베어지고
그 자리에 비닐하우스가 여러 동 세워졌다.
어린 마음에 많이 서운하고 야속했다.
포도농사로 자식들 넷을 공부시키기가
녹록치 않았음을 철이 들어서야 알았다.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는 7월을 대표하는 시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일제 강점기에 쓴 이 시는 우리 민족의
풍요롭고 평화로운 삶을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에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올 손님은
바로 조국 광복을 의미한다.

시인의 간절한 소망대로
일제로부터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어 풍요로운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이 땅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며
전쟁의 망상을 아직도 떨쳐버리지 않고 있다.

며칠 전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으로
미국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 민족이 좀 더 지혜로워져서
갈등과 반목과 증오로 함뿍 젖은 두 손을
은쟁반에 마련한 하이얀 모시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평화롭게 오손 도손 사는 그 날이 오길 기도해 본다

 

시감상 -박성현(朴性賢)

시낭송가, 시인

유니베라 청주하영대리점 대표

별하나 시낭송회 회장

CTS 청주합창단 단장

시집- 사과 빛 행복, 행복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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