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 이해인 -
상사화 - 이해인 -
  • 이희제
  • 승인 2017.08.2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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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 박성현-

상사화​

              -이해인-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말 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시감상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고
서로 생각만 한다는 상사화.
봄에 잎이 먼저 나와 자란 뒤 잎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꽃대가 나와 아름다운 꽃이 핀다.

상사화는 한여름에 피는 꽃인데
가을에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오는
꽃무릇과 착각하기가 쉽다.

엄마가 태아를 위해 모든 것을 주는 것처럼
봄에 나오는 잎은 알뿌리에 꽃눈을 만들었다가
다 만들어지면 자신의 자리를 꽃에게 내준다.
상사화를 보면 숭고한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진다.

꽃과 잎이 만날 수 없는 슬픈 사랑과
죽어서라도 꼭 만나고 싶은 의지를
이해인시인은 시에서 참 잘 그려냈다.

옆에 두고 사는 것도 좋지만
그리워하며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으리라.
침묵 속에서 말하는 법을 배우고
어둠 속에서 신뢰하는 법을 익힐 수 있으니까.

 

시감상 -박성현(朴性賢)

시낭송가, 시인

유니베라 청주하영대리점 대표

별하나 시낭송회 회장

CTS 청주합창단 단장

시집- 사과 빛 행복, 행복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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