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서울대 '합격' 가이드라인
2021학년도 서울대 '합격' 가이드라인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7.10.3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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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학생들, '교과이수기준'에 주목해야

서울대에 합격하는 비법이 있을까? 오는 2021학년도 대학 입시를 치르는 현재 중3 학생들에게는 '가이드라인'이 있다. 바로 서울대 입학본부가 지난 상반기에 발표한 '교과이수기준'이다. 서울대가 3년 뒤 대입을 챙기고 나선 것은 '2015개정교육과정'의 영향이 크다. 교육과정이 달라졌다고 대학이 앞장 서서 필요조건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2015개정교육과정이 복잡하다는 의미다.

◇서울대, 왜 교과이수기준 내놓았나
현재 대입 수능은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전제로 시행되고 있다. 당연히 문과생은 과학분야 공부에 소홀하고, 이과생은 사회 공부를 하지 않는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이같은 과목 편식을 해소하기 위한 개선책이다. 사회·과학에 적용되는 필수 이수기준을 둠으로써 문·이과 구분을 최소화했다.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을 모든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공통과목’으로 정하고,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을 무조건 이수하도록 해 계열에 따른 특정과목 편식을 막았다. 고교생은 누구나 공통과목으로 국어·수학·영어 각 8단위, 한국사 6단위, 통합사회·통합과학 각 8단위, 과학탐구실험 2단위를 각각 이수해야 한다.
하지만 대학 입시에서 늘 이론과 현실은 달랐다. 개정교육과정이 문이과 통합을 유도하지만 수험생들의 선택은 진로와 적성에 맞춰 문·이과로 나뉠 수 밖에 없고, 과목 선택도 사회나 과학 쪽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서울대가 내놓은 교과이수기준은 과목을 선택할 때 최소한의 균형을 유지하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고교 생활 중 최소한 이 정도 과목은 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권장 사항인 것이다.

◇교과이수기준, 어떤 의미를 갖나?
사실 서울대가 내놓은 교과이수기준은 지키지 않더라도 다른 대학에 지원하거나 합격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수험생들의 지원자격을 규정하는 것도 아니고, 수능최저학력기준과도 의미가 다르다. 다만, 서울대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다. 고교에서 배워야 할 최소 기준인 만큼 서류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탐구와 생활/교양 교과의 기준을 제시했다. 탐구교과는 사회 3과목과 과학 3과목을 이수하거나 사회 2과목과 과학 4과목 이수하도록 권장했다. 생활·교양교과는 제2외국어나 한문 중 1과목 이수를 제시했다. 한국사는 탐구영역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탐구영역 이수기준
탐구영역은 기존의 '사회4+과학3' 또는 '사회3+과학4'에서 사회가 1과목씩 축소됐다. 또 2021 이수기준은 기존에 포함됐던 한국사를 제외했다.
일반적인 고교생에게는 탐구 이수기준 충족은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일반고나 특목·자사고 등에 적용될 예정인 개정교육과정의 단위배당 기준을 볼 때 사실상 제한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에는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을 필수적으로 이수토록 하고 있고, 선택과목에서 1과목 이상 더 이수해야 필수 이수단위를 채울 수 있다. 결국, 고교생은 누구나 졸업 때까지 최소과목만 이수하더라도 사회 2과목, 과학 3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서울대가 내놓은 이수기준은 여기에 사회 1과목이나 과학 1과목을 더한 수준이어서 기준을 못채우는 사례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생활·교양 이수 기준'
개정교육과정은 각 고교에 제2외국어나 한문 이수를 강제하지 않는다. 기술·가정 제2외국어 한문 교양을 통틀어 16단위만 이수하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교육과정을 따르다 보면 탐구과목과 달리 제2외국어나 한문 등을 이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기존의 ‘자연계’학생처럼 수학과 과학에 중점을 두더라도 적어도 서울대에 입학하려면 제2외국어나 한문 중 1과목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기준 밖 '과학Ⅱ 권장'에 주목
서울대는 교과이수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권장 과목을 제시했다. 바로 '과학Ⅱ'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입생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한 탓이다. 사실 대학 수능시험에서 수험생들은 과탐Ⅱ를 기피했다. 점수를 따기 힘들다는 이유다. 이는 대학 이공계 학생들의 기초 학력 부재로 이어졌다. 서울대 공대 신입생 중 물리Ⅱ를 배우지 않고 입학하는 경우는 4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서울대는 결국 과학Ⅱ 이수 권장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추가 문구'에 그쳤지만 서울대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자연계 진학을 희망한다면 과학Ⅱ를 반드시 이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은 "서울대가 과학Ⅱ 이수를 권장하는 만큼 과학교과의 진로선택과목인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이수를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일반선택과목을 고를 때 물리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등을 선택해 학습 순서가 역전되지 않도록 과학Ⅰ에서 과학Ⅱ 순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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