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일고 학생들 '생태하천 만들기' 환경부장관상
대전 서일고 학생들 '생태하천 만들기' 환경부장관상
  • 조남형
  • 승인 2017.11.2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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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동아리 탄동천 그루터기팀, 6개월간 직접 탐사 후 생태지도 제작
최근 2017 생태하천 모니터링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사진 왼쪽부터 이정훈 지도교사, 김명근, 낭궁준,  김현식, 김성민 학생.
최근 2017 생태하천 모니터링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사진 왼쪽부터 이정훈 지도교사, 김명근, 낭궁준, 김현식, 김성민 학생.

〓2017 생태하천 모니터링 발표대회 최우수상... 관찰 넘어 오염 문제점도 파악

 

“물고기가 뛰놀고 아이들이 멱 감을 수 있는 도심 자연 하천을 만들자”

고등학생들이 하천 생태계를 보전하고 살리기 위한 생태지도를 직접 만들고 덩굴식물을 활용한 하천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해 화제다.

대전 서일고등학교(교장 김오중) 2학년 김성민, 김병근, 김현식, 남궁준 학생이 주인공이다. 학내 동아리인 '탄동천 그루터기팀' 소속인 네 학생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대전 유성구 탄동천의 생태를 확인하는 생태조사, 수질조사, 환경정화활동을 펼쳤다. ‘탄동천 그루터기팀’은 네명의 학생 모두 평소 환경 및 동식물에 관심이 많고 생명과학 분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다.

사실 중고등학생들의 자연 보호나 환경 정화 활동이라면 자칫 식상할 수 있다. 두드러지는 색상의 조끼 유니폼을 걸치고 집게와 쓰레기봉투 들고 주변에 널린 빈병이나 깡통, 폐지나 주워 담은 뒤 어디의 무슨 단체 자원봉사 활동이라고 적힌 현수막 걸고 사진 찍는 경우가 대부분인 까닭이다.

최근 2017 생태하천 모니터링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이 제작한 생태지도.
최근 2017 생태하천 모니터링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이 제작한 생태지도.

 

그러나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학생들의 활동은 남달랐다.

‘자연의 세입자 덩굴식물’이라는 주제로 탄동천의 식생분포와 오염 실태를 조사하고 덩굴식물을 활용한 하천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교 생명과학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탄동천을 4개 지점으로 나눠 수질검사키트를 활용해 수질오염 정도를 분석하고 하천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식생 분포 현황 등 수변환경 조사 결과를 생태지도에 상세하게 표현했다.

이 결과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은 지난 18일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에서 주최한 ‘2017 생태하천 모니터링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최근 2017 생태하천 모니터링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최근 2017 생태하천 모니터링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에 선정돼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은 6개월 동안 총 11회에 걸쳐 생태조사와 수질검사를 실시했다. 생태조사 활동을 통해 초본 38종, 목본 17종, 절지동물 39종, 기타 14종 총 108종의 생물을 동정했다. 아직 동정하지 못한 약 40여 종의 생물은 현재 동정 중에 있다. 생물동정(biological identification)이란 생물의 실체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대상 생물 또는 표본이 속한 분류군(taxon)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김현식, 낭궁준 학생은 “생태조사 활동 중 2017 탄동천 바이오 블리츠 대회에도 어류팀으로 참가해 생태조사 활동을 했다”면서 “평소에 수생곤충이나 식물에 관심이 많은데, 이번 생태탐사를 통해 그동안 책에서만 봤던 수생곤충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은 하천의 수질 정화를 환경정화활동과 EM흙공을 만들어 투척했다. 특히 교내에서 EM 흙공 제작 캠페인을 펼쳐 하천정화의 필요성과 환경의식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학생들은 대전 하수처리장, 월평정수장 등을 견학해 수질정화 방법을 알아보기도 했다.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EM 흙공만들기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EM 흙공만들기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은 이번 조사 연구를 통해 하천 생태에 관해서도 체계적인 지식을 쌓아 나갔다. 학생들은 탄동천에는 칡, 환삼덩굴, 인동덩굴, 등나무, 나팔꽃, 애기나팔꽃, 으름덩굴, 새박, 개머루, 담쟁이덩굴 등 10종의 덩굴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학생들은 덩굴식물은 약용으로 쓰이거나 절개지 붕괴 예방 등의 장점이 있지만 칡, 환삼덩굴 등 일부 식물은 번식력이 강하고 다른 식물 고사로 하천 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이러한 덩굴식물을 ‘자연의 세입자’로 표현 했다. 세입자가 말썽을 부리면 내쫓아야겠지만 서로 공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는 것.

학생들은 “갈등이라는 단어의 유래가 칡과 등나무의 감기방향이 달라 둘이 만나면 얽히어 풀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며 “덩굴을 무조건 제거하기보다 생장속도가 빠른 덩굴식물을 수경재배 방법을 연구해 하천의 부영양화 시키는 질산염과 인산염을 제거하는 공생 방안을 알아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앞으로 깨끗한 하천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과 시민들이 하전정화의 필요성과 환경의식을 고취시키는 활동에도 나서겠다는 포부다. 우선 탄동천의 아름다운 모습과 오염실태를 UCC로 제작해 보여주고 일상생활에서도 6개월간의 조사와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SNS를 활용한 홍보물을 제작해 교내외 홍보할 계획이다.
김성민, 김병근 학생은 "주말마다 수질검사나 생태조사를 하면서 모기나 벌레에 물리는 등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교과서나 교실에서 느끼지 못했던 생태하천 보전 및 환경 보호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며 "더 나아가 대입 시험 문제가 아니더라도 하고자 하는 진로와 전공분야에 대한 생각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탄동천 그루터기팀’ 생태하천 모니터링을 지도한 이정훈 교사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을 학생들이 하천 생태를 직접 조사하고 관찰하면서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스스로 일깨우는 데 좋은 기회였다”면서 “학생들이 모니터링 활동에 대해 뿌듯해 하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도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수질검사 모습.
서일고 '탄동천 그루터기팀' 수질검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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