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공장 -송종찬-
장미 공장 -송종찬-
  • 이희제
  • 승인 2016.05.2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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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 -전영관- 사진가 - daily life 박종환-

 

 

 

 

 

 

 

 

 

 


 

장미 공장

             -송종찬-

사람에게
한 송이 장미는
풍경이지만
벌에게는
밥벌이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공장이라네.


해가 뜨면
벌들은 작업복을 갈아입고 출근하고
해가 지면
꿀통을 지고 귀가한다네.


뙤약볕 아래서
온몸에 꽃가루를 묻히며
겨울을 준비하는 노동
날카로운 톱니가 달린
장미의 생산라인을 바라볼 때
한 방울의 꿀은 신성하다네.


비가 내리거나
꽃을 꺾어
공장을 폐쇄할 때
월급을 기다리는
일벌들의 가족들이여.

벌들의 일터는
향기가 머무는 부지에서부터
시작되고
한 송이 장미는
기름 냄새 가득한 공장

 


 

 

 

 

 

 

♠ 시감상

장미꽃의 아름다움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 송이 장미꽃은 벌들이 밥벌이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하는 공장이다.
해가 뜨면 벌들이 작업복을 갈아입고 출근하고,
해가 지면 꿀통을 지고 귀가해야 한다.
뙤약볕 아래 온몸에 꽃가루를 묻히며
겨울을 준비하는 노동을 해야 한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생산한 한 방울의 꿀은
정말 신성한 것이다.

벌들이 꿀을 얻는 한 송이 장미는
그렇기 때문에 기름 냄새 가득한 공장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그 아름다움 자체만을 생각한다.
아름다움의 내면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미인선발대회에 출전한 미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기까지의
신체 가꾸기 위한 노력,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지기 위한 수도자나 구도자들의 고행,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는 식물들의 생명력 등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노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아름다운 장미꽃 속에 벌들이 땀흘리며 일하는 공장이 있을 줄이야.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노력과 땀과 어려움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이겨내는 일은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른다.(전영관) 

 

전영관

*문학박사, 시인, 아동문학가,수필가,문학평론가   

*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1982년 동시부문)          

* 계간 아동문학시대 주간 역임

*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역임

* 한국동시문학회 부회장

* 아침의 문학회 회장

* 백지시문학회 회장

* 시집《너에게 가는 길》《나무들도 걸었을 거야》 외 다수


 - 사진사 Photo by daily life 박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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