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
-이문희-
손이 시려우면
양쪽 호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손이 들어가는 곳
이불속처럼
따스함이 항상 준비되어 있는 곳
손을 쏘옥 집어넣으면
‘추운데 어서 들어오너라.’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엄마 마음처럼 따뜻하게
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시감상
호주머니는 어머니가 준비해 주신 이불속
밖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에 들어올 때는
항상 추웠습니다. 특히 손이 제일 시려웠습니다.
그러나 손이 시려우면 믿는 곳이 있습니다.
그 곳은 바로 호주머니입니다.
아무리 추워도 호주머니에 손을 쏙 넣고 있으면
추위가 그리 무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호주머니 속엔
항상 따뜻함이 준비되어 있으니까요.
집에 갔을 때 따뜻한 이불속 같이 반가운 곳입니다.
어머니는 추위에 떨며
밖에서 돌아오는 우리를 위해
이불 속도 따뜻하게 해 놓고,
맛있는 간식도 준비 해 놓고 기다리십니다.
호주머니가 바로 어머니가 준비해 주신
이불속입니다.
어머니가 집에 계시는 날
“어서오너라, 춥지?” 하고 반겨주시면
정말 반갑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과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호주머니입니다.(이문희)
昭也 이문희
*『아동문예』 문학상 당선(1994)
*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1997)
*『시문학』우수작품상(2004)
* 대산창작기금 수혜자(2005)
* 한국아동문학 작가상(2009)
* 대전문인협회 이사역임
* 대전아동문학회 회장역임
* 동시집《눈 오는 날》《해님이 보는 그림책》
《심심하지 않을 거야》
사진 - 온새미로 김정국